소아비뇨기질환

-의료컬럼_전남일보_2009_5_28

제목 : 건강한 아들을 위하여     

                                                                                 
벌써 낮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며 올해도 무더운 여름철을 예고하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면 휴가나 방학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미뤄왔던 이런 저런 수술을 생각하게 되는 모양이다. 가까운 친구들을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게 되면 의례껏 먼저 아들들 이야기를 꺼내 논다. 포경수술은 언제 하는 것이 좋으냐, 아들 고추가 좀 작은 것 같은데 괜챦겠느냐 등등... 하기야 요즘 같은 저 출산 시대에 아들이라야 고작 하나, 둘이기에 혹시라도 조그만 이상이라도 있을라치면 후대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에 고심이 이만저만 아니다.

실제로 음낭이나 성기에 비뇨기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들 수가 상당하다. 최근 광주기독병원 비뇨기과팀의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교 학생 1,115명 중에 잠복고환증, 음낭수종, 정계정맥류가 각각 17명, 37명. 7명이 있었고, 이 중 보호자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각각 12명, 2명, 5명이나 되었었다. 다시 말해 음낭수종을 제외하면 각 질환의 70%이상은 보호자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지 2009년 3월호 발표). 이들 질환은 부모들이 조금만 신경써서 관찰하거나 만져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반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커다란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특히 음낭수종에 비해 잠복고환증이나 정계정맥류는 방치했을 때 불임, 고환암, 성기능 장애 등 훨씬 더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오게 된다.

잠복고환증은 한쪽 혹은 양쪽 고환이 정상 위치인 음낭으로 내려오지 못한 것을 말한다. 음낭을 만져보았을 때 그 안에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 치료시기를 놓쳐 생후 2년을 넘긴다면 불임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나중에 고환암의 발생율이 정상 위치의 고환보다 수십배 높아진다. 퇴축고환(오르내림고환)은 음낭과 서혜부(샅굴)를 오르내리는 고환인데 어느 때는 음낭내에서 잘 만져졌다가도 서혜부로 올라갈 때는 음낭내에서 만져지지 않는다. 이 경우 드물지만 서혜부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는 수도 있어서 반드시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하고 필요시에는 수술적 교정을 해야 한다. 음낭수종은 물음낭증이라고도 하는데 음낭 안에 물주머니가 생겨 고환 주변을 둘러싸는 것이다. 탈장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치료하지 않으면 탈장으로 진행되거나 외부성기 발달에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관찰하거나 만져보았을 때 한쪽 음낭이 반대쪽 보다 더 커져있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배에 힘을 주거나 활동할 때 더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정계정맥류는 덩굴정맥류라고도 하는데 고환 주변에 혈관들이 구불구불 튀어나온 것으로 의심할 수 있고 가끔 아랫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는 고환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주며 치료하지 않으면 불임을 초래하게 된다.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또는 자세히 관찰하는 것 자체가 왠지 좀 부자연스러워 그냥 넘겨버렸다가 훗날 마음 아픈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올여름 우리 모두 아들들의 고환을 점검해보자. 잠든 아들의 속옷을 살짝 내려 건강을 체크해보는 것도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 2010 www.doctorpark.or.kr 비뇨의학과 전문의 박성운